영국 왕립 예술대학 – 정다윤 졸업생을 만나다
Name
DAYUN JUNG
Course
Design Products
현재 영국 왕립 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Design Products 석사 과정에 재학중인 정다윤 졸업생을 만나보았다. 우리는 정다윤 졸업생이 영국 왕립 예술대학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과 VDAS에서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VDAS 55기를 졸업 하였으며, 현재 영국 왕립 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Design Products 석사 과정에 재학중인 정다윤입니다.
Q.
브이다스 졸업 후 영국에 유학을 가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VDAS 졸업 프로젝트 당시 산학협력으로 ‘Design Thinking’을 교육하는 Start-up을 브랜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프로젝트 진행 도중, 입사제안을 받아 Design Strategist로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분야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는데, 디자인을 더욱 깊게 배워보고 싶은 학문적인 호기심이 커져갔습니다.
이에 넓은 세상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유학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Product Design을 공부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경험하고 배웠던 모든 분야를 하나로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산업공학을 공부한 비전공자이며,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변화들을 겪어왔습니다.
공대 재학 당시 제 생각을 보다 시각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2D/3D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방학과 주말에 학원들을 다니며 제가 원하는 부분을 스스로 채워갔습니다. 공대와 디자인, 두가지 분야를 동시에 공부하는 것이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행복감이 큰 원동력 이였습니다.
졸업 후 VDAS에선 기획부터 영상/Visual로 완성시키기 까지 깊은 프로세스를 배웠고, 이 후 회사에서 사람중심의 디자인, Design Thinking 관련 프로젝트들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작년 9월 영국 Brighton 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해 1년간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 한 뒤, 올 9월 부터 RCA에서 제품 디자인 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필드를 거쳐온 저는 공대에서 배운 기능성, 시각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사람 중심의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고려한 디자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회사를 다녔을 땐 어떤 업무를 하셨나요?
A.
제가 다녔던 회사는 아이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Design Thinking 교육을 제공하던 곳 이었습니다.
주로 디자인씽킹 교육 컨텐츠를 연구 하였으며, 컨텐츠가 시장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마케팅/전략 업무도 담당 하였습니다.
디자인씽킹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아이들과 직접 수업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인 만큼 굉장히 힘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디자인을 넘어, 디자인을 통한 사람의 경험에 대해 깊게 생각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 입니다.
Q.
VDAS 가 자신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A.
VDAS는 제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이자, 소중한 동기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정말 고마운 곳입니다.
공대에서 홀로 디자인 공부를 하며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고, 소속감이 없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VDAS 에서는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설레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그려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VDAS를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브이다스를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어요. 책상위에 가득한 에너지 드링크와 각종 비타민 음료, 오늘은 몇 시간 잘 수 있을까 계산하며 5분이라도 더 잘 수 있는 날이면 행복해 했던 모습들.
하루는 지방에 갔다 와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왕복 8시간을 흔들리는 고속버스에서 노트북을 펴고 있던 날이 떠오릅니다. 우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에겐 항상 미소가 지어지는 추억들이예요.
누군가 저에게 ‘너 20대에 뭐했어?’ 라고 묻는다면, 나는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증거라고 할까요.
Q.
영국에서의 디자인 교육은 어떠한가요? RCA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A.
옳고 그르다가 아닌 다양성이 존중받는 곳 입니다. 학교에서도 절대 학생의 아이디어를 반대하거나 제한을 하는 교수님은 없어요. 교수님도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한 사람 중 한명이라는 전제하에 강의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토론하고 고민하고, 내 목적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정의내리고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CA 에선 정말 근본적인 깊은 질문들을 많이 던지며, 전공을 막론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음을 느껴요. 개인적으로 정말 높게 사는 부분입니다. VDAS때도 경험했지만, 친구들과 끊임없이 얘기하며 나를 드러내다 보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모이고, 그 힘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Q.
디자인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A.
먼저, 내가 왜 특정 나라에서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자라 한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으로서 다른 나라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를 포함한 제 주변 한국인들이 모이면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하니까요.
두번째론,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뭔가 거창한것이 꼭 아니라도 ‘나는 정말 예쁜 것을 만들거야. 와 같은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다면 내가 작업을 하거나 목표를 향해 갈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유학을 준비할 때 비싼 유학원이나 유학포트폴리오 전문학원을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반에 정보를 얻기위한 상담정도는 좋지만, 그 외엔 혼자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이 들고 실제로 저는 그렇게 하였습니다. 스스로 준비하며 맞닥뜨리는 고민과 시행착오가 나만의 디자인을 다듬고 만들어가는 기회일 수 있어요. 실제로 학교에서 인터뷰를 받으면 엄청 잘 다듬어진 결과물을 요구하기 보단, 위 두개의 질문을 물어봅니다.
Q.
현재 VDAS를 다니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조언 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VDAS에 오기까지 무수한 고민을 거치고, 지금도 꿈을 향해 취업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계실 것임을 알기에 꼭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단지.. 제 경험을 나누는 입장에서 말씀을 드린다면, 저는 지금 제가 좋아하는 일이 나중에도 영원히 같은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제가 ‘지금’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우선 내딛어 보았던 것이 저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디자이너로서 같이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해봐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작은 행복은 매일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 요즘 제가 마음 속에 항상 지니고 있는 말인데 공유하고 싶어요:)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는데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궁금하신 점이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아래로 메일 주세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제안해 주신 김성일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